토토로 만든 미야자키 감독 은퇴 번복만 4번…포스트 미야자키는 누구?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 2017.08.14 11:13:36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76) 감독이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돌입했다. 미야자키 감독이 네 번째 은퇴 발표가 공식적으로 번복되는 셈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는 10일 공식사이트를 통해 미야자키 감독이 직접 애니메이션 주요 제작자에게 최근 새로 만들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제작자 모집에 들어갈 예정인데,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위키피디아 갈무리

지브리는 5월 19일 미야자키 감독이 새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은 당시 "나이(76세)를 고려하면 이번이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10일 신작 발표는 실제 미야자키 감독의 은퇴 번복을 공식화한 구체적인 행보여서 의미가 있다.

미야자키 감독 마지막 작품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10월부터 3년 간 제작되며, 대중 공개는 2020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 4번의 은퇴 철회, 미야자키 감독이 펜을 놓지 않는 이유

미야자키 감독은 2013년 9월 나온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風立ちぬ)'를 완성한 후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손을 때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스즈키 토시오 지브리 프로듀서 겸 대표(鈴木敏夫)는 2017년 2월 23일 미국에서 열린 영화 이벤트 '오스카위크 2017'에서 미야자키가 종전 입장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팬 사이에서는 작품에 대한 열정이 강한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를 철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것이 사실이 된 셈이다.

미야자키 감독의 은퇴 번복은 이미 '네 번' 이상 되풀이된 것이어서 이상할 게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는 1997년 만든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もののけ姫)' 완성 피로연에서 "이 작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지만 1998년 자신의 은퇴 선언을 철회했다.

미야자키가 '은퇴'를 입에 담았던 이유는 현장에서 일하기에 나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감독 자신도 처음 은퇴 발언을 했던 당시 "나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다"고 말했다.

그가 고령에 따른 체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펜을 놓지 않는 이유는 광기(狂気)에 가까운 창작 의욕 때문이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2013년 '꿈과 광기의 왕국'이라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공개한 바 있는데, 영상에 등장한 미야자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는 것보다 작품을 만들면서 죽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재해로 일본이 혼란스러운 당시 그는 "어떤 일이 발생해도 우리(스튜디오 지브리)는 작품 제작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자키 감독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자신이 살아있는 것을 증명하는 하나의 노동 관념이기 때문이다. 그의 활동을 단순한 일중독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 포스트 미야자키 시대, 애니메이션 업계를 이끌 감독은?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감독은 일본에서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거장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 미야자키 시대에 대비해 애니메이션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키워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왼쪽부터 안노 히데아키, 호소다 마모루(細田守),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 위키피디아 갈무리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대표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는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호소다 마모루(細田守)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등 세 명이 있다.

안노 감독은 최근 고질라·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을 만든 인물이다. 그는 과거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일한 바 있으며, 미야자키 감독이 실력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고질라'를 발표한 후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마지막 편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소다 마모루(細田守)'는 극장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 등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히트작을 배출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치즈(地図)를 설립해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며, 소설가로도 활동 중이다.

국내에서 인기 끌었던 영화 '너의 이름은'을 만든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도 포스트 미야자키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된다. 그는 아름다운 배경 영상과 3D 그래픽을 사용한 역동적인 화면을 연출해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그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차기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포스트 미야자키 시대를 대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본의 대표 산업인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에서 스타 창작자를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 향후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영향력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스타 대열에 오른 세 감독은 미야자키 감독과 비교되는 것보다 대중이 순수하게 작품을 즐겨주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호소다 감독은 영화 매체 오리콘 뉴스 인터뷰에서 "미야자키 감독과 나를 비교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관객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기쁘고 관객들의 평가가 모든 것이다"고 말했다.

'너의 이름은'으로 전세계적인 스타 감독으로 오른 신카이 감독은 미야자키 감독과의 비교는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야자키 감독과 같은 방향의 작품을 만들었다면 그를 결코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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