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관통 지위 오른 레고·플레이모빌·바비…이유는?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 2018.04.26 06:00:00
레고·플레이모빌·바비 등 유명 장난감은 '세대관통' 아이템이란 평가를 받는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를 얻는 세대관통 장난감은 저마다의 철학과 팬 문화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다. 제 아무리 역사가 길어도 일종의 팬덤(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는 팬이 만든 문화) 없이는 세대관통 아이템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레고를 보면 팬덤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다. 레고 애호가는 자신의 작품을 가까운 지인 혹은 동호인과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자신이 개발한 레고 상품을 레고그룹이 운영하는 '레고 아이디어스' 사이트에 올려 상품화 제안까지 한다.

▲레고 스타워즈 디오라마 작품. / 김형원 기자

플레이모빌과 바비도 마찬가지다. 팬 스스로 작품을 만들고 공유하며, 자신 만의 장난감과 인형 옷과 액세서리를 만들어낸다.

◆ 1949년 레고, "레고만의 팬 문화가 원동력"

1949년 '자동 바인딩 브릭(Automatic Binding Bricks)'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난 레고 브릭은 할아버지의 손에서 손주의 손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세대관통 장난감으로 통한다.

레고는 60년이란 긴 시간 동안 독특한 팬 문화를 탄생시켰다. 레고 사용자 스스로 자신이 만든 작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했고, 이런 활동은 각종 레고 팬사이트와 위키피디아 같은 데이터베이스 탄생을 불러왔다. 제조사가 주도한 것이 아닌 레고 팬들이 직접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팬들의 손에 의해 탄생된 레고 문화는 성인용 레고 상품 탄생의 원동력이 됐다.

▲레고 디오라마 작품. / 김형원 기자

레고는 태생이 장난감인 만큼 어린이 안전을 기본으로 여긴다. 레고그룹은 고품질과 어린이 안전을 우선시하는 철학을 가졌는데, 이것이 회사의 생존 비결이자 전 세계 어린이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로 꼽힌다. 1963년 레고그룹이 발표한 10가지 원칙을 보면, 놀이의 가능성을 무한히 넓히고 어린이의 창의력과 안전을 고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레고 브릭은 60년간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하지만, 브릭의 형태와 재질은 계속 발전했다. 1955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장난감 전시회에서 레고 마을을 만들 수 있는 브릭 장난감 '시스템'을 선보인 레고그룹은 1969년 유아를 위한 레고 브릭인 '듀플로'를, 1977년에는 현재 성인층에서 인기가 높은 '레고 테크닉' 시리즈를, 1978년에는 레고로 역할놀이를 즐길 수 있는 근간이 된 '레고 미니피규어'와 도심 생활을 레고로 재현할 수 있는 '레고 시티' 시리즈를 만들었다.

▲없어서 못 판다는 인기 성인향 레고 상품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 레고 제공

2011년에는 '레고 닌자고' 시리즈가 탄생한다. 2011년 TV 애니메이션과 함께 세상에 태어난 '닌자고'는 2016년도 레고 그룹 실적 보고서 기준 레고 시티, 레고 스타워즈와 함께 최다 판매 브랜드로 손꼽힌다. 2012년에는 여자 어린이를 위한 브릭 장난감 '레고 프렌즈'는 부모가 아이와 역할 놀이를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매력을 바탕으로 레고그룹의 글로벌 주력 상품으로 성장했다.

◆ 1974년 플레이모빌, "예술 작품으로 성인향 수집 아이템으로 안착"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장난감 '플레이모빌(Playmobil)'은 어린이의 상상력으로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1971년 플레이모빌 아버지 '한스 백(Hans Beck)'의 손에 의해 탄생돼 1974년 대중 앞에 등장한 플레이모빌은 현재 3040세대의 동심을 자극하면서도 각종 디자인토이 등 예술 작품과 인테리어 소품으로 각광 받는 세대관통 아이템이다.

▲환한별 작가의 플레이모빌 디오라마 작품 ‘미피의 꿈’. / 아이큐박스 제공

플레이모빌도 레고와 마찬가지로 상황을 재현하거나 메시지를 담는 디오라마 작품이 각종 전시회 혹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어린이 장난감에 머물러 있던 플레이모빌을 성인용 수집 아이템으로 변화를 주도한 곳은 다름아닌 국내 장난감 전문 기업 아이큐박스다. 이 회사는 2015년 플레이모빌 예술 작품 전시회인 '플레이모빌 아트전'을 시작으로 성인을 타겟으로 한 다채로운 작품 전시회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 플레이모빌 본사 역시 한국의 마케팅 사례를 전 세계 플레이모빌 파트너에게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옌스 묄레' 플레이모빌 해외사업개발부문 총괄은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은 어른의 장난감을 다루는 키덜트 마켓이 특이한 점이다"며 "이 점은 다른 지역 시장에서 배울 점이다"라고 말했다.

묄레 총괄에 따르면 포르쉐 스포츠카를 본떠 만든 플레이모빌 장난감은 어린이가 아닌 아빠가 주요 소비자며, 전체 판매량의 80%를 성인층이 이끌었다.

아이큐박스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플레이모빌은 신혼집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플레이모빌 포르쉐 911 GT3 컵. / 플레이모빌 제공

플레이모빌은 도시를 배경으로 한 '시티' 시리즈, 중세를 배경으로한 '나이트'(Knights)시리즈, 판타지 세상을 배경으로 한 '페어리'(Fairies) 등 44년의 역사만큼이나 다채로운 시리즈를 보유했다. 회사 측은 최근 '고스트버스터즈' 등 할리우드 영화를 소재로 한 새 시리즈를 선보여 성인층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 1959년 바비, "스토리 콘텐츠로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

바비·리카 등 옷 갈아입히기 인형도 여자 어린이를 넘어서 성인 여성에게도 각광 받는 세대관통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1950년대 탄생한 어린이용 패션인형이 긴 세월을 거쳐 성인의 눈높이도 맞출 수 있는 수집 상품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성인향 바비 인형. / 마텔 갈무리

어른을 위한 바비 시리즈는 '콜렉터 바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일반 바비 인형보다 더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은 물론 의상 완성도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비의 세계적인 인기는 인형 자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바비 인형에 입힐 수 있는 수 많은 옷과 액세서리·만화·애니메이션 콘텐츠 등이 어우러진 것이 바비 팬덤을 만들어냈다.

바비 사례는 일본 패션인형 '리카'에게도 일맥상통한다. 1960년대 순정만화 여주인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카야마 리카'는 키 142㎝, 몸무게 34㎏인 초등학교 5학년(만 11살) 여자 어린이다. 취미는 과자 만들기며, 아버지는 프랑스인 음악가이고 엄마는 패션 디자이너다. 리카에게 보통 사람의 배경을 추가한 것은 오랜 세월 리카를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인향 리카 인형인 ‘스타일리시 돌 컬렉션. / 타카라토미 제공

리카를 만든 장난감 전문 기업 타카라토미는 2015년 성인 여성을 타겟으로 한 '리카(LiccA)'를 선보였다. 6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성인향 리카 인형은 3일만에 완판됐다.

성인 여성을 위해 만든 '리카 스타일리시 돌 컬렉션' 인형 상품은 타카라토미의 축적된 인형 제조 노하우와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성인 여성의 신체 특징과 다채로운 포즈 연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성인용 상품인 만큼 전문 패션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친 인형 의상과 액세서리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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